트럼프 대통령,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패권 강화 추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관련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의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서밋, 주요 인사 참석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인 악시오스(Axios)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서밋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의회의 여름 휴회 이전에 제정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데이비드 색스 가상자산 차르 등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마이크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블라드 테네프 로빈후드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등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인사 약 20명이 참석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중요성 부각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서밋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는 의원들을 지지한다. 우리는 미국 달러의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의 주요 단점 중 하나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디지털 화폐로, 달러 및 금과 같은 법정화폐나 자산과 가치를 연동한다. 보통 발행된 스테이블코인과 동일한 금액의 미 국채 등 달러화 표시 자산을 보유하여 1코인의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한다. 악시오스 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거래 규모는 약 6조 달러(약 8698조 8000억 원)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 가상자산 규제 완화 추진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달러를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준비 통화로 유지할 것이다.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을 가상자산 전략의 글로벌 리더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시행한 가상자산 관련 규제들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무부는 통화감독청(OCC) 및 국세청(IRS)과 협력해 디지털 자산 시장을 저해하는 기존 규제 지침을 철회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가상자산 규제 완화 정책인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Operation Choke Point 2.0) 을 발표했다. 이는 가상자산 기업의 은행 계좌 폐쇄 및 금융 서비스 제한 조치를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정책 비판 및 비트코인 비축 발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서밋에서 바이든 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은행에 압력을 가해 암호화폐 기업과 기업가들의 계좌를 폐쇄하고, 거래소와의 송금을 차단했다. 정부 권력을 이용해 가상자산 업계를 탄압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도했다. 이는 좋은 정책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을 통해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할 것을 공식 발표했다. 다만 비축 방법으로 추가 매입이 아닌, 정부가 민형사상 절차를 통해 몰수한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결정으로 해석되며, 이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시간 8일 오전 8시 50분 기준,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7% 하락한 8만 6726.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나설까?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달러 패권 강화를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가상자산 분야에서 규제 강도를 완화하며, 시장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향후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